취업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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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2020년 10월 16일. 드디어 원하던 회사에 데이터 엔지니어링 직무로 오퍼를 받았다.

그리고 지원한 대부분의 회사에 면접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다.

기쁜 마음은 잠시 가라앉히고, 취업을 하기까지의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언젠가 지칠 때 이 글을 보고 힘낼 수 있기를

또한 감사하게도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첫 시도

일년 전인 2019년 하반기 공채 시즌. 나는 4학년 2학기를 재학 중이었다. 처음으로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도 쓰고, 코딩테스트도 치뤘다.

개발로 알아주는 회사는 대부분 썼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sk C&C 등등. 그리고 코딩테스트 광탈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군데정도는 면접까지라도 갈 줄 알았다. 준비도 안 된 채로 기대를 했었다. 참 어리석었다.

그렇게 모든 학기를 마치고.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자리를 찾아보았다.

  • AI 스타트업에 인턴 직무로 지원했다. 서류 통과 후 면접보러 갔다. 거의 모든 기술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에게 정말 부끄럽고 화가 많이 났다. 좌절감을 크게 느꼈다.
  • 규모 있는 게임회사에 데이터 엔지니어 직무(상시)로 지원했다. 서류통과 후 바로 면접을 갔다. 신입 가능이라고 적혀있었으나, 경력직을 찾고 있더라. 이 때는 면접관들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 “해본 것도 없으면서 왜 지원했어요? 물어볼 게 없네” 인사팀은 날 왜 서류통과시킨 건가… 원망스러웠다.
  • 네이버에서 상시채용하는 인턴십 직무에도 지원했다. 서류에서 탈락
  • 싸피라고 하는 교육기관에 지원했다. 코딩테스트 탈락.
  • 카카오 인턴십 채용에도 지원했다. 코딩테스트 탈락.
  • 19년도 여름에 참여했던 교육기관에서 취업 컨설팅도 해준다길래 갔었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듯.

그렇게 2019년이 끝났다.

본격적인 준비

이정도 어려움은 당연히 예상했었다. 사실 이전의 과정들이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해 주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기 부족, 실무경험이 없었던 것은 그 다음 문제이고.(사실 실무경험 없으면 기본기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기본기 공부를 했다.

  • 알고리즘
    • 백준. 꾸준히 풀었다. 나는 어려운 문제 안 풀었다. 중급 문제도 잘 못풀기 때문
    • 그래서 실제 코테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손도 못 댔다.
      • 통계
    • 파이썬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미아 스타인
      • 파이썬 이용해 기본 자료구조 / 알고리즘 다시 공부했다.
    • 아직도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계속해서 공부해야한다.
  • 운영체제
    • OS수업을 들었으나 지식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운영체제와 정보기술의 원리, 반효경
      •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책. 동시성 프로그래밍(스레드 관련) 에 대한 내용은 살짝 부족하니 따로 공부했다.
      • OS뿐만 아니라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정말 많이 상승했다.
  • 네트워크
    • 마찬가지로 수업은 들었지만 밑바닥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었다.
    • 하루 3분 네트워크 교실. 아미노 에이지
      • 정말 쉽게 쓰인 네트워크 책.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지식을 살펴보기 좋다.
      • TCP의 3-way handshaking과 같은 자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으니 면접 전에 따로 공부해야 한다.
  • 데이터베이스
    • 책 따로 안보고 수업때 들었던 슬라이드 보면서 다시 정리했다.
  • 파이썬
    • 이상한 고집 때문에 파이썬만 공부했다. 자바나 다른 언어는 안했다. 좀 해둘걸..
    • 이펙티브 파이썬. 브렛 슬라킨, python cookbook. 데이비드 비즐리
    • GIL, 장단점. 2 vs 3 버전별 차이. 제네레이터. 데코레이터. PEP8, String Concat시 주의점 등 알아야 할 내용을 여기저기서 주워봤다.

이렇게 공부한 내용들은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다. 멋진 글, 정리 솜씨가 아니더라도 정리해두는게 좋은 것 같다.

  • 나중에 면접가기 전에 몇번이고 다시 복습하기 좋다. 매번 책 복습은 너무 방대하잖아..

실무 경험

스타트업

위의 내용들을 공부하면서.. 조금 지쳤다. 회사에 다니면서 개발이 하고 싶었다. 때마침 은인과 같은 친구가 인턴십 자리를 소개시켜줬다. 조그마한 AI 스타트업이었고, 개발자는 5명이 전부였다. 면접을 분위기 좋게 치뤘다. 친구의 추천 덕인듯 했다. 생애 첫 개발 일자리를 얻었다. 2020년 3월 6일인가 첫 출근했다.

4개월 조금 안되게 일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한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다양한 기술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잘 하기 위해 몰두했다. 퇴근 후에는 프로젝트에 적용한 기술에 대해 공부했다. 협업과 의사소통에 대해 고민했고 개발 문화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 이외의 부분에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라는 것을 느꼈다.

막연히 취업을 혼자 준비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의 기술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도 일단 부딪혀 볼 만 하다. 왜 많은 기업들에서 개발자에게 주도적인 업무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에 취업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는 데 있어 80%정도는 이 때의 업무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지원서에 적은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이 때 진행했던 것들이다.

IT중심 대기업

근무하던 곳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았다. 나름 만족하고 있어서 정규직 전환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이전부터 목표로 하던 기업에서 대규모 인턴십 채용 중이었는데, 별 기대 없이 지원했다가 서류 -> 코딩테스트 -> 면접 과정을 거쳐 운 좋게 최종합격까지 하게 된 것. 너무 가고 싶었던 기업이라 정규직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또 다시 인턴십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대기업이라 그런지 인턴들은 실제 업무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멘토들의 지도를 받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근무 환경이 참 좋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직무와는 일치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에서의 업무가 나에겐 더 잘 맞았다.

결과적으로는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았다. 원하는 직무와 일치하지 않음을 전환 면접 때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다시 취업준비

이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나는 언제쯤 제대로 된 시작을 할 수 있을까’ 막연했다. 그래도 운좋게 코로나 시국에도 개발 직군의 공고는 계속 나오더라. (다른 직군 취업준비하시는 분들 많이 힘드실텐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스타트업에서의 기억이 좋았던 만큼 스타트업 5곳에 데이터 엔지니어 직군으로 지원했고, 다른 기술중심 대기업 5곳에도 지원했다.

지원서 작성에는 많은 공을 들이지 않았다. 이제까지 해온 경험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면접가서도 확실히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을 위주로 넣으시길…)

스타트업은 3군데에서 서류 탈락 결과를 받았고 한 곳은 코테 탈락, 한 곳에서는 과제를 주었으나 다른 기업의 채용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포기했다. IT계열 기술중심 대기업들은 대부분 그렇듯이 서류는 그냥 통과한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과정은 역시 코딩테스트다.

서류상의 경험을 잘 봐 준 것인지 대부분의 코테 과정을 통과했다. 코테 성적은 딱 합격 컷 정도였다.

면접

면접 준비를 했다.

  • 기본기
    • 질리도록 하는 기본기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 이전에 정리했던 CS관련 지식, 면접 질문들 찾아보면서 공부했다.
    • 알고리즘은 정렬, 탐색, 기본적인 자료구조 손코딩했다.
  • 지원서에 적은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 복습
    • 사용한 기술에 대한 개념 공부
      • 기술의 장단점, 대표적 특징!!
    • 프로젝트에서 어려웠던 점
    • 시스템 아키텍처 쭉 그려보면서 리마인드

블로그에 정리했던 내용들 보는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면접 때 모든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는 없다. 내가 경험해온 것들. 공부해왔던 것들만 확실하게 다시 보고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유튜브로 개발자 면접 관련된 비디오를 찾아봤다. 큰 도움이 되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책도 하나 사서 봤다. 많은 도움이 되고 불안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 추천추천

  • 코딩인터뷰 완전분석. 게일 라크만 맥도웰

면접은 정~~말 솔직하게 했다. 나는 그게 가장 편했고, 솔직하게 했는데 안 되는거면 그냥 회사에서 찾는 인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면접 후에는 대답을 잘 하지 못한 기술질문들에 대해 복습했다. 다음 면접때 물어보시더라.

합격

목표하던 회사에 원하는 직무로 최종 합격했다. 공채가 아닌 상시지원을 했고, 빠른 채용 프로세스를 거쳐 합격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한번 지원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정말 좋았다.

취업 과정은 거절의 연속이었다. 거절당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거절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 유치하지만 기분이 좋다..ㅎㅅㅎ;;

합격 결과를 받는 순간 취업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응원해준 가족, 친구, 전 동료들, 블로그와 유튜브로 경험을 공유해준 많은 선배 개발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돌아보며

  • 취업 과정에서 공부가 정말 많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과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고민, 개발 철학과 같은 것들이 내면을 단단하게 해 주었다.
  • 이제 생각해보면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게 되게 단순한 것 같다. 기술 직군은 다행히도 다음 내용만 준비해도 결과는 보장되는 직무라고 생각한다.
    • 심리적인 불안, 탈락에 대한 좌절감, 자신감 저하 컨트롤하기 난 잘 못했다;
    • CS 기본기
      • 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네트워크
    • 코딩테스트 준비
    • 최소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준비
    • 프로젝트 경험
      • 다양함보다는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 보기
    • 직무 관련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 직접 경험해보는게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게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포기하지 않기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하자. 지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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